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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연 리넨사보다 비니모 MBT를 더 자주 사용하는 이유

    천연 리넨사보다 비니모 MBT를 더 자주 사용하는 이유

    가죽공예에서 실은 단순히 가죽 조각을 연결하는 재료가 아닙니다. 실의 굵기와 꼬임, 표면의 질감과 윤기는 바느질의 인상을 바꾸고, 완성된 가방이 오랫동안 형태를 유지하는 데에도 큰 영향을 줍니다. 같은 가죽과 같은 도안으로 제작해도 어떤 실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작품의 분위기는 상당히 달라집니다.

    천연 리넨사는 오랫동안 가죽 수공예에 사용되어 온 전통적인 소재입니다. 특유의 자연스러운 질감과 따뜻한 인상 때문에 지금도 최고급 가죽 제품과 수작업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실제 가방과 소품을 제작할 때 천연 리넨사보다 비니모 MBT를 더 자주 사용합니다.

    이것은 어느 실이 절대적으로 우수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제작 기준과 비니모 MBT의 성격이 더 잘 맞기 때문입니다.

    ■ 천연 리넨사와 비니모 MBT는 목적이 다릅니다

    천연 리넨사는 아마 섬유로 만든 실입니다. 밀랍(왁스) 처리를 하면 실이 적당한 빳빳함과 마찰력을 갖게 되고, 가죽의 바늘구멍 안에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습니다. 표면에 미세한 섬유의 느낌이 남아 있기 때문에 바느질 선이 지나치게 매끈하지 않습니다. 이 자연스러운 불균일함이 식물성 원료로 무두질한 가죽과 만나면 손으로 직접 만든 물건다운 깊이를 만들어 냅니다.

    반면 비니모 MBT는 접착 처리된 폴리에스터 실입니다. 꼬임이 쉽게 풀리지 않고 실의 굵기와 표면 상태가 비교적 일정합니다. 바느질을 길게 이어가도 처음과 끝의 인상을 한결같이 유지하기가 좋습니다.

    • 천연 리넨사: 자연스럽고 전통적인 인상 / 섬유감이 느껴지는 표면 / 차분하고 부드러운 윤기 / 왁스 처리 필요
    • 비니모 MBT: 정돈되고 현대적인 인상 / 매끄럽고 균일한 표면 / 은은하고 선명한 윤기 / 꼬임이 안정적이고 일정한 굵기 유지
    동일한 가죽·동일한 간격으로 바느질한 비교 견본

    ■ 제가 비니모 MBT를 더 자주 사용하는 첫 번째 이유 : 긴 바느질 선에서도 땀이 일정합니다

    가방은 작은 가죽 소품보다 바느질 선이 훨씬 깁니다. 몸판과 옆판, 바닥과 보강재, 손잡이와 입구 부분처럼 서로 다른 두께의 부품이 하나의 구조로 연결됩니다. 바느질 선이 길어질수록 실의 꼬임과 당기는 힘(장력)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짧은 구간에서는 보이지 않던 차이도 가방의 긴 테두리를 따라가면 눈에 띄게 됩니다.

    비니모 MBT는 실의 굵기와 꼬임이 꽤 안정적이기 때문에 일정한 리듬으로 바느질을 이어가기 좋습니다. 앞면의 사선뿐만 아니라 뒷면의 땀 모양도 가지런하게 정리하기가 수월합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단순히 반듯한 바느질이 아닙니다. 가방 전체를 보았을 때 바느질 선이 구조의 일부처럼 단단하게 연결되는 것입니다.

    ■ 두 번째 이유 : 반복 제작에서 결과를 재현하기 쉽습니다

    한 번만 만드는 작품이라면 그날의 손 감각에 따라 실을 당기는 힘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도안으로 여러 번 제작하거나, 도면 자료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작업 기준을 명확하게 전달하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실의 굵기, 바늘구멍의 크기, 땀 간격과 당기는 힘을 다시 적용했을 때 비슷한 결과가 나와야 합니다.

    비니모 MBT는 이러한 반복 제작에 아주 적합합니다. 동일한 규격의 실을 사용하면 첫 작업에서 확인한 바느질의 비율을 다음 작업에서도 꽤 안정적으로 재현할 수 있습니다. 좋은 도안은 제작자의 우연한 손기술에만 의존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이 같은 기준을 적용했을 때에도 애초에 의도한 형태와 균형에 가까워질 수 있어야 합니다.

    ■ 세 번째 이유 : 사용 환경을 고려하기 좋습니다

    가방은 진열장에 두는 전시품이 아니라 매일 손으로 들고 다니는 물건입니다. 손잡이는 계속 사람의 손과 닿고, 바닥과 모서리는 옷이나 주변 사물과 마찰을 일으킵니다. 비와 습기, 햇빛과 온도 변화에도 고스란히 노출됩니다.

    폴리에스터 실은 일반적으로 습기를 적게 빨아들이고 색상과 물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편입니다. 비니모 MBT 역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가방이나 지갑의 바느질에 적용하기 훌륭합니다. 특히 손잡이 연결부, 가방 바닥, 입구와 같이 반복적으로 힘을 받는 부분에서는 겉모습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 버텨내는 안정성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비니모 MBT를 사용한 가방의 핸들

    ■ 비니모 MBT에도 밀랍(왁스)이 필요할까요?

    비니모 MBT의 접착 처리가 왁스 처리와 똑같은 의미는 아닙니다. 접착 처리는 실의 꼬임을 풀리지 않게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왁스는 바느질할 때 발생하는 마찰과 부드러움을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저는 작업 조건에 따라 비니모 MBT에도 왁스를 아주 가볍게 칠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긴 바느질 선을 통과시키거나 가죽 단면의 마찰이 큰 경우에는 약간의 왁스가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너무 많이 바르면 먼지가 달라붙고, 밝은 가죽에 자국이 남거나 바느질 표면이 둔탁해질 수 있습니다. 필요한 만큼만 얇고 고르게 입히는 편이 좋습니다.

    ■ 그렇다면 천연 리넨사는 언제 사용할까요?

    제가 천연 리넨사를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과 같은 작업에서는 오히려 천연 리넨사의 매력이 훨씬 빛을 발합니다.

    • 가죽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길들여지는 과정을 강조할 때
    • 손바느질 특유의 질감을 하나의 시각적 요소로 보여주고 싶을 때
    • 전통적인 방식의 묵직한 분위기가 필요한 경우
    • 완벽한 균일함보다 사람의 손길이 닿은 표정을 살리고 싶은 작업

    천연 리넨사의 미세한 섬유 느낌은 가죽의 색이 깊어지는 과정과 아주 자연스럽게 어우러집니다. 실 역시 가죽과 함께 조금씩 변하면서 완성품에 시간의 흔적을 남깁니다. 따라서 어떤 분위기와 사용 조건을 목표로 하는지 먼저 고민하고 실을 선택하는 것이 옳습니다.

    시험 봉제 과정

    ■ 실을 선택할 때 제가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

    새로운 가죽이나 도안을 다룰 때는 곧바로 본 작업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본 작업과 똑같은 가죽을 잘라 짧게 시험 바느질을 해봅니다.

    먼저 실이 바늘구멍을 지나갈 때 헐겁거나 뻑뻑하지 않은지 확인합니다. 그 다음 실을 당겼을 때 가죽 표면이 움푹 눌리거나 구멍이 길게 찢어지는지 살펴봅니다. 앞면의 모양만 보아서는 안 되며, 뒷면에서도 실이 가지런히 자리를 잡았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바느질한 가죽을 여러 번 구부려 보며 실이 튀어나오지 않는지 점검합니다. 단 열 땀 정도의 시험 바느질만으로도 수많은 문제를 미리 예방할 수 있습니다.

    ■ 좋은 실보다 중요한 것은 올바른 조합입니다

    가죽공예를 하다 보면 종종 가장 비싸거나 가장 질긴 실만 찾으려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단 하나의 실이 모든 작업에 정답이 될 수는 없습니다. 천연 리넨사는 수작업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데 탁월하고, 비니모 MBT는 균일한 형태 유지와 일상적인 사용에 필요한 든든한 안정성을 내어줍니다.

    제가 비니모 MBT를 더 자주 쓰는 이유는 그것이 무조건 우월해서가 아니라, 제가 만드는 가방의 뼈대와 제작 방식, 그리고 오랜 시간 형태를 유지해야 하는 조건에 더 잘 부합했기 때문입니다. 좋은 실을 고른다는 것은 그저 유명한 상표를 선택하는 일이 아닙니다. 가죽의 두께, 도안의 구조, 땀의 간격, 그리고 물건의 쓰임새가 서로 어긋나지 않도록 완벽한 짝을 찾아주는 일입니다.